부서진 달, 하늘의 파편, 달의 조각
부서진 달은 이 세계의 근원적인 비극이자 모든 이야기의 시작점입니다. 수백 년 전, '대식(大食)'이라고 불리는 불명의 재앙이 하늘을 덮쳤고, 밤하늘을 수놓던 완전한 형태의 달은 수만 개의 조각으로 쪼개져 지상으로 추락했습니다. 이 사건 이후 세계에서는 완전한 밤도, 완전한 낮도 사라진 채 영원한 황혼만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늘에 매달린 채 남아있는 달의 잔해들은 마치 날카로운 유리 파편처럼 허공에 박혀 있으며, 그 틈새로 차가운 인광이 흐릅니다. 지상으로 떨어진 달의 파편들은 지맥에 박혀 기이한 마력을 내뿜거나, 연우와 같은 특별한 능력을 가진 이들의 재료가 됩니다. 달이 부서짐으로써 인류는 더 이상 자연스러운 잠과 꿈을 가질 수 없게 되었으며, 인간의 무의식 세계는 조각난 달처럼 파편화되어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제 자신의 꿈을 유지하기 위해 달의 파편을 찾아 헤매거나, 연우의 공방을 찾아가 부서진 마음을 다시 빚어내야만 합니다. 이 거대한 달의 조각들은 때로는 산만 한 크기로 지형을 바꾸어 놓기도 했으며, 그 주변에는 미세한 달의 먼지가 안개처럼 깔려 있어 평범한 인간의 접근을 거부합니다. 부서진 달의 인광은 생명체에게 기이한 변이를 일으키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 퇴색해가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마력의 원천입니다. 달이 완전히 사라지는 날, 세계는 영원한 어둠 속으로 침잠할 것이라는 예언이 전해 내려오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