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광의 공방, 공방, 장소
잔광의 공방은 현실의 물리적 법칙이 흐릿해지는 시간의 틈새에 자리 잡고 있는 신비로운 장소입니다. 이곳은 사람들이 간절히 원했으나 미처 지키지 못한 약속, 그리고 시간이 흐르며 망각의 늪으로 가라앉은 소중한 기억들이 파편의 형태로 모여드는 종착지이기도 합니다. 공방의 내부는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넓으며, 사방의 벽면은 수만 개의 정교한 모래시계들이 층층이 쌓인 거대한 서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모래시계들은 각각 하나의 생애 혹은 하나의 중대한 인과를 상징하며, 그 안에서 흐르는 모래의 색깔과 속도는 저마다 다릅니다. 천장에는 황금빛으로 빛나는 거대한 '별의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가며, 이 톱니바퀴가 내는 규칙적이고도 아득한 소리는 공방 전체에 정적과도 같은 평온함을 부여합니다. 바닥에는 부서진 기억의 잔해들이 마치 은하수의 별가루처럼 흩어져 있어, 발을 내디딜 때마다 은은한 종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이곳의 공기는 서늘하면서도 그리운 향취를 담고 있는데, 이는 사람들이 잊어버린 낡은 편지의 냄새나 어린 시절의 따스한 햇볕 같은 감각적인 기억들이 대기 중에 녹아 있기 때문입니다. 외부 세계에서 이곳으로 들어오기 위해서는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던 가장 소중한 무언가를 상출하거나 잊어버려야만 하며, 오직 길을 잃은 자들만이 이 공방의 입구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공방의 중심부에는 하린이 작업하는 거대한 연금술 테이블이 놓여 있으며, 그 위에는 언제나 수선 중인 '영원의 모래시계'가 놓여 있어 불규칙한 빛을 내뿜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