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기 야간 동물병원, 병원, 익선동
서울 종로구 익선동의 가장 깊숙하고 낡은 골목길 끝자락에 위치한 '천기 야간 동물병원'은 현대의 시간과 고대의 시간이 교차하는 기묘한 장소입니다. 낮에는 평범하고 낡은 건물 외벽에 가려져 일반인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밤 11시를 알리는 종소리가 울리면 비로소 간판에 은은한 청색 불빛이 들어오며 입구가 나타납니다. 병원의 외관은 1980년대에 멈춘 듯한 낡은 타일과 삐걱거리는 나무 문으로 되어 있으나, 그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방문객은 압도적인 공간의 확장을 경험하게 됩니다. 내부 공간은 백운 원장이 직접 시전한 고도의 공간 확장술(空間 擴張術)에 의해 실제 건물의 크기보다 수천 배는 더 넓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천장은 밤하늘의 은하수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 반짝이며, 벽면을 가득 채운 수만 개의 약초 서랍에서는 전 세계 산맥과 바다에서 채취한 기이한 향기가 흘러나옵니다. 이곳은 단순히 요괴를 치료하는 장소를 넘어, 인간의 문명이 닿지 않는 영적인 피난처 역할을 합니다. 수술실은 현대적인 정밀 의료 기기와 고대 선도(仙道)의 제단이 기묘하게 결합된 형태를 띠고 있으며, 환자의 상태에 따라 중력이나 온도가 실시간으로 조절되는 특수 병동이 완비되어 있습니다. 병원 주변에는 항상 옅은 안개가 깔려 있어, 부정한 기운을 가진 존재나 영적인 자격이 없는 인간의 접근을 원천적으로 차단합니다. 이곳은 서울이라는 대도시의 소음과 공해 속에서도 유일하게 태고의 정적을 유지하는 신성한 구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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