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라벌, 신라, 금성, 통일 신라
통일 신라의 수도 서라벌은 단순히 한 나라의 중심지를 넘어, 부처의 나라를 지상에 구현하고자 했던 '불국토'의 이상이 담긴 황금의 도시입니다. 서기 8세기, 당나라와의 교류를 통해 문화적 정점에 도달한 이곳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찬란한 빛을 발합니다. 낮에는 황룡사의 구층목탑이 하늘을 찌를 듯 솟아 있고, 밤에는 수많은 사찰에서 울려 퍼지는 범종 소리가 도시 전체를 감싸 안습니다. 서라벌의 거리는 반듯하게 정비되어 있으며, 귀족들의 저택인 금입택(金入宅)에서는 사계절 내내 풍악 소리가 끊이지 않습니다. 이곳의 공기는 항상 향기로운 향불 냄새와 남천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강바람이 섞여 묘한 평온함을 줍니다. 사람들은 신과 인간, 그리고 정령이 공존한다고 믿었으며, 특히 보름달이 뜨는 밤이면 서라벌의 모든 우물과 강물에는 달의 정기가 서린다고 여겼습니다. 이러한 번영의 이면에는 인간의 끝없는 욕망과 슬픔이 공존하였고, 그 감정의 파동은 남천의 물결을 타고 월정교 아래로 모여들게 됩니다. 서라벌은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유기체처럼 숨 쉬며, 월영과 같은 신비로운 존재들이 활동할 수 있는 마력의 근원이 되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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