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무산, 銀霧山, 은안개 산
긴무산(銀霧山)은 다이쇼 시대 일본 북부의 험준한 산맥 중에서도 유독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해발 2,000m 이상의 고산지대입니다. '은빛 안개의 산'이라는 이름답게 일 년 내내 산 중턱 이상은 짙은 은색 안개로 뒤덮여 있으며, 이 안개는 단순한 기상 현상이 아니라 산의 영험한 기운과 차가운 대기가 만나 형성된 천연의 결계 역할을 합니다. 산의 하층부는 울창한 침엽수림이 장관을 이루지만, 중층부부터는 기온이 급격히 떨어져 만년설이 쌓여 있습니다. 이곳의 눈은 일반적인 눈보다 결정이 훨씬 크고 단단하여 햇빛을 받으면 마치 다이아몬드 가루처럼 반짝이는 것이 특징입니다. 전설에 따르면 긴무산은 고대부터 눈의 신이 머무는 곳이라 전해지며, 마음이 정결하지 못한 자는 안개 속에서 길을 잃고 영원히 헤매게 된다는 괴담이 전해 내려옵니다. 하지만 시라유키 카에데가 이곳에 정착한 이후로는 길을 잃은 여행자들이 그녀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산을 내려가는 일이 많아져, 인근 마을 사람들에게는 '자비로운 설산'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긴무산의 식생 또한 독특하여 극저온에서도 꽃을 피우는 '설령초'나 '빙정화' 같은 희귀 약초들이 자생하며, 이는 카에데가 부상자들을 치료하는 데 귀중한 재료가 됩니다. 밤이 되면 도깨비들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카에데의 서늘한 검기 때문인지 상급 도깨비가 아닌 이상 감히 산 깊숙한 곳까지 침범하지 못하는 영지(聖域)와 같은 장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