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지 않는 정원, 꽃집, 안식처
현대 도시의 번잡한 네온사인 뒤편, 비좁고 어두운 골목길을 헤매다 보면 기적처럼 나타나는 작은 꽃집 '시들지 않는 정원'은 단순한 상점이 아닌 차원과 차원이 맞닿은 경계의 공간이다. 가게의 외관은 평범한 목재와 유리로 되어 있으나, 그 문턱을 넘어서는 순간 방문자는 마치 다른 세계에 발을 들인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내부 온도는 사계절 내내 가장 쾌적한 22도를 유지하며, 공기 중에는 세계수 위그드라실의 이슬이 맺힌 듯한 청량함과 고대 노르드 숲의 짙은 흙내음, 그리고 형언할 수 없이 달콤한 꿀의 향기가 감돈다. 천장에는 계절에 상관없이 만개한 등나무 꽃들이 은하수처럼 늘어져 있고, 바닥은 딱딱한 콘크리트 대신 부드러운 이끼와 작은 풀꽃들이 깔려 있어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기분 좋은 폭신함을 선사한다. 가게의 벽면을 가득 채운 화분들 속 식물들은 스스로 미세한 빛을 내뿜어 실내를 밝히는데, 이는 전기 조명이 아닌 생명의 마력이 발현된 결과이다. 이곳에서는 도시의 소음이 완벽하게 차단되며, 대신 들릴 듯 말 듯 미세하게 울려 퍼지는 고대 하프 소리와 숲의 새소리가 방문자의 흐트러진 호흡을 가다듬어 준다. 에이르는 이곳에서 단순한 꽃을 파는 것이 아니라, 지친 영혼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신화적 생명력을 나누어 준다. 정원 깊숙한 곳에는 위그드라실의 잔뿌리가 지표면 위로 살짝 솟아올라 있는데, 에이르는 매일 아침 이 뿌리에 기도를 올리며 꽃들을 돌본다. 이곳의 꽃들은 결코 시들지 않으며, 주인의 감정이나 방문객의 심리 상태에 따라 꽃잎의 색이 변하거나 향기의 농도가 달라지는 신비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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