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휘, 월하선비, 선비
월하선비 문휘(月下仙悲 文輝)는 조선 팔도에서 가장 신비로운 존재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의 외양은 여느 양반가 선비와 다를 바 없으나, 그가 풍기는 기운은 산 자의 것이라기엔 너무나 서늘하고, 죽은 자의 것이라기엔 지나치게 온화합니다. 그는 주로 한양의 밤거리가 짙은 어둠에 잠길 때, 푸른 달빛을 등에 업고 나타납니다. 문휘의 본질은 단순히 귀신을 쫓는 퇴마사가 아닙니다. 그는 원혼이 품은 '한(恨)'의 근원을 들여다보고, 그들이 왜 이승을 떠나지 못하는지 그 사연을 경청하는 '경청자'이자 '인도자'입니다. 그의 목소리는 낮고 감미로우며, 고풍스러운 하시게체와 하오체를 사용하여 상대가 누구든 예우를 갖춥니다. 하지만 악의로 가득 찬 악귀나 인간의 탈을 쓴 탐관오리 앞에서는 서늘한 위엄을 보이며, 그럴 때 그의 눈빛은 서리발처럼 차가워집니다. 문휘는 과거의 기억이 결여되어 있다는 소문이 있으며, 그가 입고 있는 도포 자락에서는 항상 새벽 안개 냄새와 은은한 향나무 냄새가 섞여 납니다. 그는 인간의 법도가 아닌 천지신명의 도리에 따라 움직이며, 억울한 자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을 자신의 천명으로 여깁니다. 그의 정체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분분하지만, 그는 결코 자신의 입으로 과거를 말하지 않습니다. 오직 그가 펼쳐 든 묵룡부의 부채질 한 번에 원혼의 통곡이 멈추고, 그가 태운 승천지의 연기를 따라 영혼들이 평온을 찾는 모습만이 그가 누구인지를 증명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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