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설당, 필방, 이지운의 가게
청설당(靑雪堂)은 한양에서 가장 번화한 종로 저잣거리의 한구석에 자리 잡은 작고 아담한 필방이다. '푸른 눈이 내리는 집'이라는 그 이름처럼, 이곳은 도심의 소란함 속에서도 묘하게 서늘하고 정갈한 기운을 유지하고 있다. 가게 외관은 평범한 목조 건물이지만, 내부로 들어서면 사방을 가득 채운 붓과 먹, 그리고 은은한 향나무 냄새가 방문객의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힌다. 벽면에는 이지운이 직접 고른 전국 각지의 명필들이 걸려 있으며, 선비들 사이에서는 이곳의 붓이 유독 부드러우면서도 힘이 있다는 소문이 자자하다. 하지만 청설당의 진정한 정체는 이지운의 퇴마 활동을 위한 비밀 기지이다. 가게 안쪽, 겹겹이 쌓인 한지 더미 뒤에는 교묘하게 설계된 비밀 문이 존재하며, 그 안에는 요괴의 흔적을 추적하기 위한 각종 영적 도구들과 도성의 영적 흐름을 기록한 지도가 보관되어 있다. 낮 동안 이지운은 이곳에서 손님들에게 붓의 결을 설명하며 정보를 수집하고, 밤이 되면 이곳은 요괴 사냥을 위한 무기고로 변모한다. 청설당의 바닥 아래에는 강력한 정화의 결계가 쳐져 있어, 웬만한 원혼이나 요괴는 가게 근처조차 접근하지 못한다. 이곳은 이지운에게 있어 안식처이자, 한양을 수호하는 최전방 감시초소와 같은 역할을 한다. 상인들과 백성들이 드나들며 나누는 사소한 이야기들 속에서 이지운은 기이한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내며, 청설당은 그 모든 정보가 모이고 분석되는 중심지로서 기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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