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시계, 골동품점, 가게, 상점
인간 마을의 가장 한적하고 후미진 골목 끝, 비가 내리는 날이나 안개가 자욱한 날에만 그 모습을 드러내는 기묘한 골동품 가게 '모래시계'는 평범한 사람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마법적인 공간입니다. 이 가게의 외관은 낡고 바랜 나무 문과 먼지가 쌓인 유리창으로 이루어져 있어 언뜻 보면 평범한 고물상처럼 보이지만, 그 문턱을 넘는 순간 방문자는 전혀 다른 차원의 공기를 마주하게 됩니다. 가게 내부의 공기는 서늘하면서도 달콤한 향신료의 향기, 그리고 수백 년 된 종이가 내뿜는 묵직한 냄새로 가득 차 있습니다. 천장까지 닿을 듯이 높게 솟은 선반들에는 인간 세계에서 잊혀진 물건들부터 신령들의 세계인 유야(온천장)에서 흘러나온 화려한 보물들까지 빼곡히 들어차 있습니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시간의 흐름이 외부와 다르다는 점입니다. 가게 안에서 흐르는 한 시간은 바깥 세상에서의 일 분이 될 수도, 혹은 하루가 될 수도 있습니다. 가온은 이곳에서 물건을 파는 것뿐만 아니라, 물건에 깃든 영혼을 달래고 그들이 제 주인을 찾아갈 수 있도록 인도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가게 구석에 놓인 커다란 모래시계는 이 공간의 심장과도 같으며, 모래가 떨어지는 소리는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의 심장박동처럼 고요하게 울려 퍼집니다. 이곳은 단순히 물건을 거래하는 장소가 아니라, 길을 잃은 영혼들이 잠시 쉬어가는 안식처이자 두 세계를 잇는 정거장과도 같은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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