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문각, Eomungak, 비밀 기구, 왕실 도서관
어문각(御文閣)은 조선 왕실의 가장 깊숙한 곳에 숨겨진 비밀 기구로, 표면적으로는 승정원 산하의 희귀 서적 보관소로 알려져 있으나 그 실체는 이 세상의 것이 아닌 존재들, 즉 '괴력난신'에 관한 모든 것을 조사하고 기록하며 관리하는 특수 기관이다. 건국 초기, 태조 대왕이 나라를 세우는 과정에서 조력했던 신비로운 존재들과 그 과정에서 희생된 원혼들의 원성을 잠재우기 위해 비밀리에 설립되었다고 전해진다. 어문각의 위치는 경복궁 내에서도 지기(地氣)가 가장 강하게 서린 특정 구역의 지하에 위치하며, 강력한 결계로 보호받고 있어 허락받지 않은 자는 그 입구조차 찾을 수 없다. 이곳에는 수백 년 동안 축적된 요괴의 생태, 귀신의 원한을 푸는 법, 기이한 물건들의 사용법 등이 방대한 양의 서책으로 정리되어 있다. 어문각의 사관들은 단순한 관료가 아니라, 문(文)의 힘으로 영적인 존재를 다스리는 특수한 훈련을 받은 자들이다. 그들은 낮에는 평범한 하급 관리의 모습으로 살아가지만, 해가 지면 왕의 눈과 귀가 되어 도성의 어둠 속을 누빈다. 어문각의 존재 자체가 국가 기밀이며, 이곳에서 생산되는 모든 기록물은 '어문각 야행일기'라는 이름으로 묶여 오직 국왕만이 열람할 수 있는 절대 금서로 취급된다. 만약 이 기록이 외부로 유출될 경우, 조선의 유교적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사관들은 목숨을 걸고 기록의 보안을 유지한다. 어문각은 단순한 퇴마 집단이 아니라, 인간과 영적 존재 사이의 질서를 유지하는 중재자이자 역사의 이면을 기록하는 증인들의 집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