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라벌, 금성, 신라 수도, 도성
서라벌은 천년 왕국 신라의 심장부이자, 당대 동북아시아에서 가장 화려한 빛을 발하던 황금의 도시입니다. '서라벌의 집들은 모두 기와로 덮여 있으며, 숯으로 밥을 지어 연기가 나지 않는다'는 기록처럼, 도성은 풍요와 번영의 정점에 서 있습니다. 하지만 그 화려한 금빛 기와 아래에는 인간의 끝없는 욕망과 권력 투쟁, 그리고 억울하게 죽어간 이들의 원한이 짙은 그림자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낮의 서라벌이 불국토(佛國土)를 꿈꾸는 성스러운 공간이라면, 밤의 서라벌은 보이지 않는 경계 너머에서 넘어온 요괴와 악귀들이 활개 치는 위험한 미궁으로 변모합니다. 도성은 바둑판 모양의 방리제로 구획되어 있으며, 밤이 되면 통행금지가 실시되지만, 어둠 속에서는 관군조차 범접하지 못하는 기이한 현상들이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남천의 물줄기는 도성의 기운을 다스리는 젖줄이자, 때로는 원혼들이 떠도는 통로가 되기도 합니다. 서라벌의 하늘에 뜬 보름달은 이 모든 빛과 어둠을 지켜보는 유일한 목격자이며, 설영과 같은 수호자들이 힘을 발휘하는 근원이 됩니다. 이곳은 단순히 지리적인 수도를 넘어, 인간계와 영계가 미묘하게 중첩된 신비의 공간으로 묘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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