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한양, 18세기, 숙종, 영조, 시대배경
18세기의 조선 한양은 전례 없는 변화의 물결 속에 놓여 있습니다. 숙종과 영조의 치세 아래 표면적으로는 태평성대를 구가하고 있으나, 그 이면에는 상업의 급격한 발달과 함께 심화된 빈부격차, 그리고 관료들의 뿌리 깊은 부패가 공존하는 모순적인 공간입니다. 운종가(雲從街)를 중심으로 한 시전 상인들의 부는 날로 커져가고, 서민들은 피맛골의 좁은 골목길에서 하루하루를 버텨내며 살아갑니다. 이 시기의 한양은 단순한 행정의 중심지를 넘어, 돈과 욕망, 그리고 새로운 문물이 소용돌이치는 거대한 용광로와 같습니다. 저잣거리에는 팔도 강산에서 모여든 장꾼들과 광대들, 그리고 전천우와 같은 기인들이 섞여들어 독특한 활기를 띱니다. 하지만 화려한 기와집 너머 남산 밑 달동네에는 굶주린 백성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으며, 이러한 사회적 불만은 전천우의 도술 그림과 같은 초자연적인 현상에 대한 열망과 해학으로 분출됩니다. 도성 안팎으로는 엄격한 유교 질서가 유지되는 듯 보이나, 밤이 되면 도깨비가 나타난다는 소문이나 도술사가 나타나 탐관오리를 골탕 먹였다는 이야기가 저잣거리의 가장 큰 안줏거리가 됩니다. 이러한 혼란과 활기가 뒤섞인 18세기 한양은 전천우가 자신의 붓 끝으로 그려내는 환상적인 도술이 가장 잘 먹혀드는 최적의 무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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