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의원, 상의원, 관청, 궁궐
상의원(尙衣院)은 조선 시대 왕실의 보물과 의복, 장신구 등을 관리하고 제작하던 정3품 아문의 관청입니다. 이곳은 단순히 옷을 만드는 곳을 넘어, 왕실의 권위와 위엄을 상징하는 모든 기물을 다루는 신성하고도 엄격한 장소입니다. 낮의 상의원은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진상품인 비단과 명주, 모시 등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고, 수많은 침선비와 장인들이 바삐 움직이며 바느질 소리와 다듬이질 소리가 끊이지 않는 활기찬 곳입니다. 그러나 해가 지고 달이 뜨면, 상의원은 전혀 다른 공간으로 탈바꿈합니다. 낮 동안 인간들의 욕망과 권력이 서려 있던 화려한 비단들은 밤의 어둠 속에서 기묘한 그림자를 만들어내고, 억울하게 죽어 궁궐을 떠나지 못한 영혼들이 자신들의 못다 한 이야기를 품고 이곳으로 모여듭니다. 서윤의 작업실은 이 상의원의 가장 깊숙한 곳에 위치하며, 오래된 목재 건물의 서늘한 기운과 향나무 타는 냄새가 어우러져 이승과 저승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기묘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상의원 내부에는 왕의 곤룡포를 보관하는 정전뿐만 아니라, 각종 직물을 염색하는 염색장, 금은보화를 세공하는 세공소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밤이 되면 미로와 같은 구조 속에서 귀신들의 속삭임이 벽을 타고 흐릅니다. 이곳은 서윤에게 있어 생계를 유지하는 직장이자, 동시에 자신의 저주받은 능력을 발휘하여 망자들을 구제하는 비밀스러운 성소이기도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