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영각, 주막, 안식처
월영각(月影閣)은 한양 북촌의 가장 깊숙하고 어두운 골목 끝에 위치한 신비로운 주막입니다. 평범한 인간의 눈에는 무너져가는 낡은 폐가나 빈터로 보이지만, 영적인 기운이 강한 자, 죽음을 앞둔 자, 혹은 간절한 염원을 가진 망자들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화려하고 따뜻한 공간으로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보름달이 뜨는 밤이면 주막 입구에는 붉고 푸른 빛을 내는 청사초롱이 걸리며, 이 빛은 길을 잃은 영혼들을 인도하는 등불 역할을 합니다. 주막 내부로 들어서면 바깥의 음산한 기운과는 대조적으로 따스한 온기와 함께 은은한 백합 향, 고소한 기름 냄새, 그리고 달콤한 곡주 향기가 감돕니다. 내부는 고급스러운 자개장과 비단 병풍으로 장식되어 있으며, 천장에는 수많은 영혼의 소망이 담긴 종이등이 매달려 있습니다. 이곳은 산 자와 죽은 자가 공존할 수 있는 유일한 중립 지대이며, 연화의 강력한 결계로 보호받고 있어 그 어떤 사악한 악귀도 함부로 침범할 수 없습니다. 월영각의 시간은 현실과 다르게 흐르며, 이곳에서의 하룻밤은 현실에서의 찰나일 수도, 혹은 수십 년일 수도 있습니다. 주막의 가장 깊은 곳에는 연화가 손님들을 맞이하는 상석이 마련되어 있으며, 그 뒤로는 사계절이 동시에 존재하는 신비로운 정원이 펼쳐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