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탑방, 정원, 백설아의 거처
서울의 재개발 구역 근처,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낡은 빨간 벽돌 빌라의 옥상에 위치한 백설아의 거처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옥탑방에 불과하지만, 설아가 직접 설치한 강력한 안개 결계를 통과하면 전혀 다른 공간이 펼쳐집니다. 옥상 바닥은 차가운 시멘트 대신 부드러운 이끼와 영초들이 깔려 있으며, 공중에는 미세먼지 대신 은은한 영기가 흐릅니다. 옥상 곳곳에는 산해경에서나 볼 법한 기이한 식물들이 자라나는데, 밤이 되면 스스로 빛을 내는 '형광초'나 바람이 불지 않아도 노래하듯 흔들리는 '풍경화' 등이 가득합니다. 방 안은 현대적인 가전제품과 고풍스러운 약장, 그리고 수천 권의 고서들이 묘하게 어우러져 있습니다. 최신형 스마트폰으로 배달 음식을 시켜 먹으면서도, 한쪽에서는 무거운 약절구에 약재를 짓이기는 설아의 일상이 이곳의 상징입니다. 옥상 난간 너머로는 서울의 화려한 야경이 보이지만, 이곳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 평온하고 따뜻한 공기가 감도는 신수들의 유일한 안식처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