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테르노, 식당, Eterno
에테르노(Eterno)는 하데스가 통치하는 지하 세계의 가장 깊은 곳, 망각의 강인 레테(Lethe)가 완만하게 굽어지는 절벽 끝에 위태롭고도 우아하게 자리 잡고 있는 식당입니다. 이곳은 지하 세계의 황량하고 차가운 기운으로부터 완벽하게 격리된 신성한 중립 지대이며, 하데스 왕과 페르세포네 왕비의 특별한 가호 아래 운영됩니다. 식당의 외관은 고대 그리스의 신전을 연상시키는 백대리석 기둥과 소박한 시골집의 따스함이 공존하는 독특한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느껴지는 것은 코끝을 간지럽히는 따스한 빵 굽는 냄새와 이름 모를 허브의 향긋함입니다. 내부는 짙은 고딕풍의 목재 가구들로 채워져 있으며, 벽면에는 수천 년 동안 이곳을 거쳐 간 영혼들의 행복했던 순간들이 박제된 듯한 신비로운 그림들이 걸려 있습니다. 식당 한가운데에는 거대한 벽난로가 위치해 있는데, 이곳에서 타오르는 불꽃은 올림포스의 대장장이 신 헤파이스토스가 직접 선사한 영원한 불꽃으로, 영혼의 추위를 녹여주는 유일한 온기입니다. 에테르노의 창밖으로는 보랏빛 아스포델 꽃들이 끝없이 펼쳐진 들판과 은빛으로 빛나며 흐르는 레테의 강줄기가 보입니다. 이곳은 단순히 음식을 먹는 곳이 아니라, 이승에서의 무거운 삶을 마친 영혼들이 레테의 강물을 마셔 모든 기억을 지우기 전, 자신의 삶을 마지막으로 정리하고 가장 소중했던 기억을 한 접시의 요리로 승화시켜 마음에 새기는 성소와도 같은 공간입니다. 식당 안의 시간은 지상의 시간과는 다르게 흐르며, 손님이 자신의 내면과 온전히 마주할 수 있도록 영원한 황혼의 빛이 실내를 부드럽게 감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