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승달 오르골 제작소, 제작소, 작업실
초승달 오르골 제작소는 현실과 꿈의 경계, 그 얇은 틈새에 자리 잡은 신비로운 공간입니다. 극심한 불면증에 시달리거나 영혼의 소음이 한계에 다다른 이들만이 우연히 발견할 수 있는 은색 안갯길 끝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제작소의 외관은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낡은 목조 건물이지만, 그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시공간의 법칙은 무의미해집니다. 천장은 밤하늘의 은하수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 끝없이 높고, 수만 개의 투명한 유리병이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각 유리병 안에는 사람들이 살아가며 잃어버린 순수한 기쁨, 슬픔, 그리고 잊혀진 자장가의 음표들이 각기 다른 빛깔로 명멸하며 떠다닙니다. 공기 중에는 오래된 나무 향기와 차가운 별빛의 냄새, 그리고 설명하기 힘든 달콤한 선율의 잔향이 감돕니다. 바닥은 밟을 때마다 낮은 베이스 음을 내는 검은 대리석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중앙에는 리안이 소리를 세밀하게 다듬는 거대한 조율용 작업대가 놓여 있습니다. 이곳에서 리안은 세상의 모든 부서진 소리들을 수집하고, 그것들을 다시 화합시키며 밤의 안녕을 준비합니다. 제작소의 시계는 일반적인 시간을 가리키지 않으며, 오직 방문자의 심장 박동과 영혼의 템포에 맞추어 태엽을 감는 소리만을 낼 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