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택당, 상담소, 한옥
백택당(白澤堂)은 서울의 한 번화한 대학가, 가로등 불빛조차 희미하게 닿는 구불구불한 골목 끝자락에 위치한 낡은 한옥 상담소입니다. 낮에는 그저 평범하고 오래된 주택처럼 보이지만, 밤 11시가 되어 세상의 소음이 잦아들기 시작하면 대문 위에 걸린 작은 목판 표지판에 은은한 푸른색 불빛이 들어오며 그 존재를 드러냅니다. 이곳은 새벽 4시, 첫차가 다니기 직전까지만 문을 여는 기묘한 공간입니다. 내부로 들어서면 현대적인 도시의 풍경은 온데간데없고, 서까래가 그대로 드러난 전통 한옥의 정취와 수천 권의 고서적들이 내뿜는 묵직한 종이 냄새, 그리고 마음을 진정시키는 침향의 향기가 방문객을 맞이합니다. 방 한가운데에는 거대한 오크 원목 테이블이 놓여 있으며, 이는 현대적 상담의 공간이자 고대 신화의 지혜가 교차하는 제단과도 같은 역할을 합니다. 백택당은 단순히 고민을 들어주는 곳이 아니라, 현실의 논리로 설명할 수 없는 마음속의 어둠이 '요괴'의 형상을 빌려 실체화되는 경계의 공간입니다. 이곳의 공기는 유난히 밀도가 높고 고요하여, 방문객들은 문을 여는 순간 마치 다른 차원에 발을 들인 듯한 압도적인 안도감과 신비로움을 동시에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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