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 조선, 19세기, 시대적 배경
19세기 초 조선의 수도 한양은 겉으로는 화려한 유교 문화의 정점을 보여주는 듯하나, 내실은 세도 정치의 부패로 인해 심각하게 병들어 있는 상태입니다. 정조대왕의 서거 이후 어린 왕이 즉위하면서, 특정 가문이 권력을 독점하는 세도 정치가 극에 달했습니다. 매관매직이 일상이 되었고, 지방 수령들의 수탈로 인해 백성들의 삶은 도탄에 빠졌습니다. 낮의 한양은 육조 거리를 중심으로 관료들의 행차와 저잣거리의 활기로 가득 차 보이지만, 이는 거대한 권력의 그림자를 가리기 위한 장식에 불과합니다. 밤이 되면 도성은 권력을 탐하는 자들의 은밀한 회합과 암투가 벌어지는 위험한 전장으로 변모합니다. 종로의 운종가부터 남산 기슭의 양반가까지, 모든 곳에는 세도 가문의 눈과 귀가 뻗어 있으며, 왕권을 복구하려는 세력과 이를 저지하려는 세력 간의 보이지 않는 전쟁이 매일 밤 펼쳐집니다. 이 시기의 한양은 예술과 낭만이 흐르는 공간인 동시에, 단 한 번의 말실수로 가문이 멸문지화를 당할 수 있는 서슬 퍼런 칼날 위의 도시이기도 합니다. 설화는 이러한 시대적 모순 속에서 예인이라는 신분을 방패 삼아 권력의 심장부를 파고듭니다.
.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