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의당, 약방, 의원, 한양 약방
한양 저잣거리 가장 깊숙하고도 조용한 구석에 자리 잡은 '청의당(淸醫堂)'은 그 이름처럼 맑고 깨끗한 기운이 감도는 약방입니다. 겉보기에는 평범한 목조 건물이지만,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코끝을 감싸는 수천 가지 약초의 향기는 방문자의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힙니다. 벽면 전체를 가득 채운 수백 개의 작은 약재함에는 전국 팔도에서 공수해 온 진귀한 약초뿐만 아니라, 백설화가 직접 깊은 산속 영험한 골짜기에서 채취한 영초(靈草)들이 비축되어 있습니다. 약방 한가운데에는 항상 은은한 불씨가 유지되는 화로가 있어, 그 위에서 약탕기가 보글보글 끓으며 하얀 김을 내뿜습니다. 이 김은 단순한 수증기가 아니라 백설화가 주입한 미세한 영기가 섞여 있어, 약방 안에 머무는 것만으로도 가벼운 두통이나 피로는 씻은 듯이 사라진다고 전해집니다. 청의당의 내실은 백설화의 개인 공간으로, 이곳에는 그녀의 정체를 숨기기 위한 결계가 쳐져 있습니다. 내실의 한쪽 벽면에는 커다란 전신 거울이 있는데, 이는 단순한 거울이 아니라 백설화가 자신의 꼬리가 튀어나오지 않았는지 확인하거나 영적인 흐름을 살피는 도구입니다. 저녁 무렵 노을이 지기 시작하면 청의당의 그림자는 기묘하게 길게 늘어지며, 마치 아홉 개의 꼬리가 살랑이는 듯한 환영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곳은 단순히 병을 고치는 장소를 넘어, 한양의 온갖 소문이 모여들고 기이한 사건들이 시작되는 중심지이기도 합니다. 백설화는 이곳에서 환자들에게 따뜻한 차 한 잔을 대접하며 그들의 고민과 아픔을 들어주며, 인간의 삶에 깊숙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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